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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드라마 리뷰 / 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 (2021)

by 폼폼린 2024.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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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2021)


  • 방송기간 : 2021.11.05 ~ 2021.12.11
  • 장르 : 스릴러, 액션, 공포
  • 몇부작 : 12부작
  • 연출 : 안길호
  • 제작사 : 스튜디오드래곤
  • 시청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출연진 : 한효주, 박형식, 조우진, 이준혁, 박주희, 백현진, 문예원, 박형수, 정운선, 배해선, 송지우, 박희본, 나철, 홍순창, 이주실, 강한샘, 김영웅, 이지하, 이주승, 한다솔, 등
  • 줄거리 : 감염병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 고층을 일반 분양으로 저층을 임대주택으로 나눈 대도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계급 간 차별과 은근한 신경전을 그린 드라마

정말 오랜만에 좀비 장르물이 나와서 두근거리면서 본 작품 <해피니스>

전설의 <비밀의 숲 1> 연출을 맡은 안길호 피디가 해피니스 연출을 맡았다. 왓쳐도 재미있게 봤는데 <해피니스>도 좋은 연출을 보여줬다. 전문가는 아니라 좋은 연출이 어떤 건지 딱 말할 순 없지만 누가 봐도 연출력 개똥인 작품들이 있다. 못한 연출은 비전공자가 봐도 티가 나기 때문에 나 같은 일반 사람들이 봤을 때 이질감 없이 드라마 몰입도를 높여주는 연출이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공포는 못 봐도 스릴러는 잘 보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좀비물! 좀비라니! 해피니스는 킹덤 같은 좀비물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킹덤이나 부산행, 반도와 같은 영화는 좀비가 창궐한 시점에 살아남기가 주된 내용이고 거기에 로맨스 한 스푼이나 변해가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중간중간 넣어 보여준다. 하지만 <해피니스>에선 좀비, 드라마 내에선 광인병이라 불리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세상에서 그동안 보던 작품들보단 조금 더 단출한 배경인 아파트 단지 안에서 광인병뿐만의 이유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더 극단적인 고립에 놓이게 된다. 거기에 아파트라는 특수한 장소가 주는 매력까지 더해졌다.

광인병이 발병하고 아파트 내에서도 101동에 고립된 주민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면 기획의도에서 말한 대로 인간 군상극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온전한 내 집마련이 꿈인 새봄이가 이현이와 위장 결혼을 하고 아파트 입주에 성공하지만 기쁜 마음도 잠시 광인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좀비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아늑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 아파트는 더 이상 아늑한 공간이 아니게 된다. 거기에 은근한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으로 들어온 사람들 사이의 급 나누기, bj캐릭터로 보여주는 인터넷 방송의 폐해와 불륜, 이기주의, 진정함 없이 이용의 도구로 소비되는 종교, 직업에 따른 계급 나누기 등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아파트 안에 집약해서 넣어둔 듯한 느낌이 든다.

똑같이 의견은 내는 자리에서 몇 층에 사는 사람인지에 따라 발언에 힘이 생기기도 무시를 당하기도 하며, 초반엔 분명 착하고 인정 많은 캐릭터도 무한 이기주의의 사람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같은 경찰인 정국이 형도 고립된 상황에서의 불안감이 커지자 새봄이와 이현이를 배신하는 순간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힘을 합쳐 위기를 모면하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임을 느꼈다. 코로나 시국에만 봐도 현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 같다.

다른 나라들이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만큼 아파트에 친숙한 나라가 있을까. 그 친숙함이 높은만큼 상황에 있어 공감도 더 잘되고 나였으면 저기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라는 무궁무진한 상상까지 하게 돼서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가장 아늑하고 안전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 집 내 아파트가 공포에 떨게 만들고 생존권의 위협을 받는 공간이 됐을 때 사람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킹덤 이후 제일 잘 만든 좀비 장르물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예능에서나 언급했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언급한 건 처음 봤다(이전에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본건 처음임). 하지만 해피니스에선 시작부터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가정한 환경으로 나온다. 그 점부터 신선했다. 마스크를 쓰는 게 당연하고 서로 조심하면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코로나를 겪고 있는 상황에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드라마라 현시대에 경각심을 갖게 하고 드라마에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확실히 좀비가 주된 드라마가 아니라고 생각한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동대표해서 돈 해 먹으려는 오인옥과 목사 남편. 한남 개저 의사 오주형과 내연녀인 우상희. 변호사 국해성과 아내 신소윤. 이들은 일반분양으로 들어온 사람들이고 임대아파트에는 소설 작가 나현경과 오빠 나수민, 입주 청소하러 들어왔다가 갇힌 부부 고세규, 지문희와 알바생 앤드류. 마트 알바생 이보람과 노부부와 아들인 김동현이 있다.

한남 개저인 오주형은 드라마 내내 얼마나 짜증 나던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랑 ‘악마판사’, ‘모범택시’에서도 한남 개저로 나오더니 역할이 너무 찰떡이다. 웃긴 건 인스타에 셀프로 한남 개저라고 올린다ㅋㅋㅋㅋ. 실제로는 젠틀한 사람 같은데 연기할 땐 왜 이렇게 찌질한게 잘 어울리시는 거죠…? 어쨌든 해피니스에서도 한 건 하신 듯. 입주 청소 부부가 마지막에 제일 충격이었다. 우상희랑 오연옥은 애초에 눈알이 은은하게 돌아있는 느낌이었는데 입주 청소 부부는 처음에 안 그랬잖아요 TAT. 고립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간성이 하나씩 줄어드는 모습이 제일 잘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오주현 집 차지한 장면은 정말 미치광이 같은… 정신 나간 사람들 같았지만 저기 있는 게 나였으면 안 그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 공간에서 많은 캐릭터들이 나왔지만 한 명 한 명 다 매력 있고 특성 있게 다 보여줬다. 밉상이었던 나현경 오빠 나수민도 찌질하지만 착한 사람이었고! 특히 서윤이! 너무 귀여웠다. 볼깨물하고 싶어라 TAT. 새봄이한테 언니~언니~ 하면서 얼마나 잘 따르는지 애기 나올 땐 입가에 미소가 흐뭇. 아파트 밖에 있던 한태석 중령과 이지수 중위도 처음엔 재수 없었는데 뒤로 갈수록 빌런캐가 아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봤다. 근데 앤드류는 꼭 있었어야 하는 인물인지 의문도 살짝 들었다. 굳이 살인범이 있었어야 전개될 수 있었나…? 김세훈씨랑 청소부 아주머니가 너무 불쌍했고 비중을 준거에 비해 마지막이 허무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효주 작품은 ‘뷰티인사이드’랑 ‘찬란한 유산’ 두 개밖에 안 봤어서 연기 잘하는 줄 몰랐는데 털털하고 단순하면서 쿨~한 캐릭터 너무 잘 어울린다. 역에 맞게 연기도 너무 잘하고. 그리고 언니 왜 안 늙어요… 얼굴이 옛날이랑 똑같아. 박형식은 아기병사 형식이가 마지막 기억인데.. 몸이 많이 커졌더라… 쨌든 둘이 케미도 너무 좋다. 보기 전에 둘이 잘 어울리나…? 했는데 하 참… 11화에서 “너만 보면 가슴이 뛰고 목이 말라.”, “나도 그래. 네가 좋으니까.”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찢었다. 좀비물을 가장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빛이 개절절해서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 친구인 줄 알았던 서로가 웅앵 상황에서 사랑을 깨달은…! 아 클리셰지만 맛있다.

코시국에 걸맞게 잘 만든 바이러스 전염병 드라마였다. 마지막에 새봄이랑 이현이 행복한 모습 보여줘서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 완벽! 재미있는 드라마는 끝나고 나면 항상 시즌2가 보고 싶단 말이야…TAT. 하지만 없겠지. 흑흑. 요즘 드라마 다 12부작이던데 전개 후루룩 뚝딱에 고구마 없어서 좋긴 하다만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쉽당.


▶ <해피니스> 공식 예고편
https://youtu.be/RJqjUYgWY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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